복통은 참 어렵습니다. 별거 아닌 장염부터 심각한 질환까지 다양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CT 를 찍을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미묘한 증상의 차이, 신체검진을 통한 복통의 감별은 매우중요합니다. 이 글을 통해 복통을 일으키는 6가지 중요한 질환에 대해 알아보십시오.
첫번째 복통 충수염
충수염의 4대 증상은 (1) 통증, (2) 식욕부진, (3) 국소압통, (4) 발열 입니다. 각 항목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통증
초기 통증 : 내장통
통증은 참을만하며, ‘꼭 체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 ‘가스가 많이 찬 것 같아요.’ ‘소화가 안되는 것 같아요.’ 라고 표현합니다. 대변만 보고 나면 가스가 나오고 통증이 없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후기 통증 : 체표통
충수 점막에서 시작된 염증이 충수의 전층으로 파급됩니다. 바깥의 복벽 복막을 자극하면 우하복부의 충수가 있는 자리에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몸을 움직이거나 기침을 하면 울려서 통증을 느낍니다. (Dunphy sign, 아래 그림 참조)
Rovsing sign
왼쪽 하복부를 만졌을때, 오른쪽 하복부에서 통증을 느끼는 것
Psoas sign
Obturator sign
2. 식욕부진
환자의 95% 이상은 입맛이 없어져서 음식을 섭취할 생각이 없어지고, 속이 메스꺼우며 심하면 토하게 됩니다. 평소에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입맛이 없어지며 배가 아프시 시작하면 충수염이 아닌지 의심해야합니다. 구토는 반드시 통증이 생긴 후 나타납니다.
3. 국소압통
초기에는 없으나, 충수염이 진행되면 환자의 99% 에서 국소 압통이 나타납니다. 때로는 손가락 하나로 짚어낼 수 있을 만큼 압통 부위가 좁고 명확합니다.
4. 발열
아주 초기에는 열이 없을 수도 있지만, 충수염은 근본적으로 화농성 질환이므로 24시간 이내에 반드시 열이 납니다. 그러나 38도씨 이상의 고열은 드물고 37.8도씨 정도가 평균입니다. 고열이 있다면 천공을 의미하며, 열이 전혀 없으면 충수염의 가능성은 적어집니다. 처음에는 열이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 열이 생기므로 시간 간격을 두고 재어보아야 합니다.
5. 기타 증상
변비가 잘 생기며, 설사는 드뭅니다. 백혈구 증가가 전형적인 소견입니다.
6. 감별진단
우하복부에 위치한 장기의 질병들
대상게실염, 대장암, 림프종, 크론병, 요관결석, 요근농양 등
여성의 경우 여러가지 부인과 질환
급성 난관염, 자궁외임신 등 (※ 배란통 (난자가 성숙난포를 파열시키고 밖으로 배출될 때 생기는 통증, 생리주기 가운데 시기에 발생, 국소 압통점도 뚜렷, 수 수간내에 서서히 통증이 가라앉는다.)
충수염을 진단하는 scoring system (Alvarado score, 1986)
Alvarado score (1986) ; (=MANTRELS score)
PAS (pediatric appendicitis score = Samuel score, 2002)
7점 이상이면 high risk for appendicitis
두번째 복통 췌장염과 췌장암
1. 급성췌장염의 복통
급성 췌장염의 복통은 전격적으로 시작되며, 통증이 극심해서 정신을 잃는 환자도 있습니다. 복통이 천친히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심해지기도 합니다. 통증이 심하면 페티딘 같은 마약성 진통제가 아니면 진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췌장은 복강 신경총과 가까우므로 췌장의 병변이 복강 신경총을 침범하여 통증을 일으깁니다.
통증을 느끼는 장소는 기다란 췌장의 어느 부분에 염증이 심한가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명치부위이며 한쪽 옆구리에 통증을 동반합니다. 때로는 좌측 상복부에서만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때에 따라서 좌측 견갑골 부위와 좌측 극상와 (supraspinous fossa) 로 확산됩니다. 환자는 명치부위의 통증을 깊은 곳에서 생기는 것처럼 느끼며, 앉거나 앞으로 몸을 기대면 누웠을 때보다 통증을 덜 느낍니다.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며 소화성 궤양의 통증과 달리 구토를 해도 통증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자면 통증은 감소하지만 배 전체가 아플 수도 있고 충수염일 때처럼 우하복부가 아플 수도 있습니다. 일단 통증이 시작되면 수일에서 1주일 이상 지속되며 오래 지속되면 출혈성 췌장염이나 가성낭종 등의 합병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발열
발열은 심하지 않으며 만일 고열이 지속되거나 없던 고열이 새로 생기면 췌장농양의 생성을 의심해서 검사를 서둘러야 합니다. 췌장농양은 급성 췌장염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중요한 합병증이기 때문입니다.
종괴
상복부에서 근육의 경직, 압통과 더불어 종괴를 만질 수 있습니다. 급성 췌장염일 때는 췌장이 부어오르고 주위의 장간막에 염증이 파급되어서 장간막이 부분적으로 굳어져 췌장 주위가 바교적 단단한 덩어리처럼 만져지기도 합니다.
황달
황달은 환자의 약 절반에서 나타납니다. 이것은 담석의 폐색보다는 부어오른 췌장이 담도를 눌러서 담도쳬색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레이 터너 징후 (Grey Turner sign), 쿨렌 징후 (Cullen sign)
출혈성 췌장염의 경우에는 출혈성인 조직액이 복벽으로 스며들어서 복벽을 착색하여 양쪽 옆구리에 초록색 또는 녹황색으로 멍이 든 것처럼 보이는데, 이를 그레이 터너 징후 (Grey Turner sign) 라고 합니다. 배꼭 주위에 나타나면 쿨렌 징후 (Cullen sign) 라고 합니다.
2. 췌장암의 복통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통증입니다. 췌장임이 경과하면 환자의 90%에서 통증이 나타나지만 처음에는 애매해서 무시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명치부위에서 통증을 느끼지만 복부의 어느 곳에서든지 느낄 수 있습니다. 통증이 심한 이유는 종양이 후복막을 침범해서 내장통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췌장염의 통증은 지속적 둔통이며 눕거나 식사를 하면 아프고 밤에 통증이 심해서 깨어나게 됩니다. 몸을 앞으로 굽히거나 모로 누우면 통증이 덜하고 때로는 두 무릎을 가슴에 대고 턱을 숙이고 앞으로 구부리고 있으면 통증이 완화되기도 하므로 침대에서 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위로 쳐든 채 엎드려 있는 환자도 있습니다.
흔히 췌장암의 황달을 무통성 황달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부분 통증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폐색성 황달은 심한 소양증을 동반하며 일단 생기면 계속적으로 진행되어서 나중에는 녹황색을 띠며 소위 ‘흑달’이라 불리는 상태가 됩니다.
적어도 체중의 10% 이상이 감소합니다. 이전에 없던 당뇨병이 나타나거나 기존의 당뇨병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40세 이상에서 갑자기 당뇨병이 생기고 복통이 있으면 반드시 췌장암을 고려해야 합니다.
세번째 복통 게실염
게실이 있는 환자의 4~5% 에서 게실염, 출혈, 천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합니다. 노인에서는 가끔 대량 출혈이 문제가 되는데, 게실벽에 동맥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게실 자체는 아무 증상이 없습니다.
게실이 터지기 전까지의 염증은 장소만 다를 뿐 염증 기전은 충수염과 똑같습니다. 실제로 게실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게실이 커져 천공되어 그 내용물이 밖으로 누출되어 나타나는 국소 염증반응입니다. 처음에는 염증성 종괴가 형성되다가 나중에는 국소 농양을 형성하게 됩니다. 염증으로 인해서 대장이 좁아져서 폐색을 일으키게 되면 대장암과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구불결장게실염을 서양에서는 좌측 충수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구불결장게실염은 충수염과 달리 처음에 나타나는 내장통이 명치부위보다는 하복부에 있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오래되고 심했다 덜했다 할 수도 있고, 구역, 구토가 덜하며 설사 등 장 증상이 비교적 심합니다. 그러나 구불결장은 장간막이 길기 때문에 정중선 또는 우정중선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어서 구불결장게실염과 충수염을 구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에 많은 우측게실염은 충수염과 임상적으로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게실염이 파급되어서 범위가 넓어지거나 자유천공이 일어나면 미만성 복막염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네번째 복통 기계적 장폐색증 (Mechanical ileus)
장폐색증 분류
기계적 장폐색증 : 장이 막혀서 내용물이 내려가지 못함
마비성 장폐색증 : 장의 연동운동이 저하되거나 소실되어서 내용물이 내려가지 못함
장폐색증의 진행 과정
장폐색 → blind loop 발생 → 장 내로 분비되는 체액의 양 증가 → 장내 세균이 증식 → 장내 공기가 증가 → 장의 확장 → 장벽을 흐르는 혈류의 장애 → 장 괴사 발생 → 장 천공으로 내용물이 밖으로 새어나옴 → 복막염
기계적 장폐색증
원인
외적변화 : 압박, 유착, 꼬임 (탈장) 등
장자체의 질환 : 암, 장협착 등
내강의 폐색 : 거대폴립, 장중첩증, 위석 등
증상
장 폐색의 3대 증상 : 복통, 구토, 대변을 안보는 것
(1) 복통
장이 막히면 내용물을 아래로 내려 보내려는 주기적인 강력한 연동운동 발생
장은 압력을 받으면서 늘어나게됨 → 산통 (colic)
통증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다가 결국 장이 꼬이거나 터지면 지속적 통증으로 바뀜 ( → 마비성 장폐색증으로 이행)
대장폐색 : 주로 하복부가 아프다. 때로는 폐색된 부위 근처에서 통증
소장폐색 : 상복부 또는 배꼽 주위에서 통증을 느낌.
(2) 구토
폐색된 장소가 입에 가까울수록 구토가 빨리 나타나며, 장의 팽창이 덜한 반면 항문에 가까울수록 장의 팽창이 심하고 구토는 늦게 나타납니다.
식도 폐색 : 구토보다는 음식을 못삼킴
위유문부 폐색 : 맑은 위액, 음식물을 그대로 구토 (담즘은 역류 못함.)
*위가 확장되면서 크게 연동운동을 하고 상복부에서 꿈틀거리는 움직임을 볼 수 있음 (visible peristalsis)
십이지장 유두부 아래 폐색 : 공복 시 맑은 노란 담즙 구토
하부 소장 폐색 : 대변 냄새가 나는 물을 구토 (feculent vomiting)
대장폐색 : 복부팽창이 심하다. 구토는 늦게 나타나고 심하지 않음.
(3) 대변이 나오지 않음
내보낼 변이 없어서 안나오는 것이므로 변비와 구분됩니다.
(소장폐색인 경우 대장 내 공기조차 완전히 배출되므로 대장이 찌부러져 작게 보인다.)
부분폐색인 경우 좁아진 부위의 연동운동이 증가하고 장 내 분비가 증가하여 묽은 변을 자주 보는 설사가 나타난다. (성인의 장중첩증의 경우 부분폐색이 많고 이로인해 황색 또는 갈색의 묽은 변을 보면서 중첩된 부위의 장이 헐어 출혈이 일어나기 때문에 혈액이 섞인 설사를 하고 주기적인 통증이 생긴다. 장염으로 오인가능)
신체검진
복부 팽창, 금속성 장음, 탈수 등
복부 X-ray 상 Step-ladder sign
: 소장이 전체적으로 확장되고 액체와 공기가 가득 차면 소장의 여러 고리마다 따로따로 구획을 만들게 되어 복부 X-ray 상 사다리 모양의 air fluid level 이 계단식으로 늘어져 있음.
복부 청진
high pitched sound 의 연동운동음 (병의 물을 거꾸로 따를 때 나는 소리)
metalic sound (물이 반쯤 들어있는 독에 물방울이 떨어질 때 나는 소리와 같은 기전)
다섯번째 복통 급성간염
급성간염의 가장 흔한 원인이 바이러스 간염입니다. 간염 바이러스는 대표적으로 A, B, C, D, E형이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젊은 사람들이 늘면서 A형 급성 간염의 발생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급성 바이러스 간염은 유형이 달라도 증상은 거의 동일합니다. 간은 우리 몸의 대사에 관여하기 때문에 간에 전반적인 염증이 생기면 전신 증상이 심한 것이 특징입니다. 황달이 나타나기 전에 증상이 나타납니다.
매우 심한 식욕저하, 심한 전신쇠약감 구역과 구토로 음식섭취가 어렵습니다. 발열도 있지만 고열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전신의 관절통, 근육통이 심하고 두통, 기침, 콧물, 눈부심과 같은 감기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은 우상복부에 위치하는데, 우상복부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통증보다는 심한 소화불량 증상을 복통이라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소하는 증상에 비해 복부 팽만이나 확실한 압통은 보이지 않습니다.
설사나 변비는 흔하지 않습니다. 황달이 나타나기 전이므로 급성 위장염 등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혈액검사를 통해 간효소 수치를 확인해보기 전까지는 간염이라는 진단을 초기에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황달이 나타나기전 소변 색깔이 유난히 진해지는 증상을 보일 수 있는데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시기가 지나 황달이 생겨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쉽게 급성간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한편, 전형적인 증상이 있어서 병원을 찾는 환자보다 증상이 매우 가볍거나 전혀 없어서 병이 그대로 지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B, C형 간염에서 이런 현상이 흔합니다.
여섯번째 복통 장간막림프절염
장간막림프절염의 경우 우하복부 통증 또는 그 주변부위로 애매하게 통증이 생기므로 충수염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설사, 구토, 구역, 발열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장간막림프절염으로 진단하려면 복부 초음파 또는 CT 에서 우하복부에 5mm 이상의 림프절이 3개 이상 보여야 하며 충수염 등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소견이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 성인 장간막림프절염이 충수염이 다른 점
- 충수염에서는 설사가 드물지만 장간막림프절염에서는 설사가 비교적 흔합니다.
- 압통(tenderness)은 거의 모든 예에서 나타나지만 반발압통(rebound tenderness)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 서양에서는 Yersinia enteritis 가 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Yersinia, TBc, Salmonella, S. Typhi (장티푸스균) 등이 흔합니다.
- 30대 정도의 젊은 층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 확진하기 위해 회장 말단부 관찰 및 조직검사를 할 때는 대장내시경 검사가 유리합니다.
※ 인용 출처 : ‘복통의 진단학’ 책 일부 발췌
※ 관련포스팅 : 고혈압 고급정보 총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