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은 간경화 및 간암에 주요한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감염질환이며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 HBV 만성보유자가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아무 치료없이 그냥 잘 지내는 분도 있으나, 어떤 분은 치료약을 드시기도 합니다. 이 글을 통해 B형 간염의 여러가지 자연경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유전자형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아미노산 염기서열에 따라 유전자형을 A부터 H까지 총 8가지 종으로 분류합니다. 우리나라는 95~100% 가까이 유전자형 C2 형입니다.
유전자형 A는 유럽과 북미, 호주에서 흔합니다. 유전자형 B와 C는 아시아에 주로 분포합니다. 유전자형 A는 자발적 e항원 소실이나 혈청 전환이 비교적 흔한 편이어서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이는 반면, 유전자형 C는 혈청 전환이 늦게 일어나 간경화, 간암의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항바이러스제 치료 후 재발률도 더 높습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급성 간염
성인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급성 간염은 95% 이상에서 항바이러스제 투여 없이도 자연적으로 회복됩니다. 따라서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지 않으나, 일부 급성 B형 간염 환자에서는 심각한 간염을 일으켜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식욕부진, 구역 및 구토, 우상복부 불편감, 쇠약감, 무기력, 황달, 미열이나 감기 유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AST, ALT 가 상승하고 Anti HBc IgM Ab 가 검출되면 급성 B형 간염으로 진단가능합니다.
B형 간염의 수직 감염
B형 간염 산모로부터 출생한 신생아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으로 90% 정도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합니다. 출생 직후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과 백신 접종을 할 경우 90~95% 에서 수직감염 예방이 가능합니다. 임신 후반기 항바이러스제 투약을 병행할 경우 거의 모든 경우에서 수직감염이 예방 가능하다고 보고됩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수평 감염 및 감염의 고위험군
B형 간염은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되어 감염이 됩니다. 주로 혈액을 통해 전염되므로 혈액투석 환자, 혈우병 환자, 정맥주사약물 남용자 등이 고위험군입니다. 주사침 찔림 사고, 주사기 재사용, 비위생적인 문신 또는 침술 등은 피해야합니다. 또한 환자의 분비물이나 혈액이 묻을 수 있는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은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성관계시 콘돔 사용도 전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B형 간염/D형 간염의 중복 감염
전 세계 HBV 감염자의 5% 정도가 D형 간염바이러스에 중복 감염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HDV는 HBV의 외피 단백을 사용해야 증식할 수 있어 항상 HBV 와 중복 감염됩니다. HDV 의 중복감염은 B형 간염의 급격한 악화와 관련이 있고 B형 바이러스 단독감염에 비하여 간경변증 및 간암의 발생률이 높다고 보고됩니다.
HDV 중복감염이 확인되면, 간섬유화 정도를 평가해야합니다. 이 때 B형 간염 치료 기준이 될 경우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B형 간염 항바이러스제는 HDV 의 증식을 막지는 못합니다.
HDV RNA 가 양성인 경우 모두 치료 대상이 되며, 표준치료는 페그인터페론 알파를 매주 피하주사로 48주 투여하는 요법입니다. 치료효과가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제들이 연구 개발되고 있습니다.
B형 바이러스 간염의 자연경과
급성 B형 간염의 5~10%가 만성으로 진행되는데, 감염당시 나이가 어릴때 만성화가 잘 됩니다. 소아기에서는 80% 전후, 성인에서는 5% 정도가 급성 B형 간염이 만성화 됩니다.
감염 후 6개월 이상 HBsAg (B형 간염 표면항원) 이 존재할 경우 만성 B형 간염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1) 면역관용기
출생시 모체로부터 신상아에게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ALT 수치가 지속적으로 정상이며 간에 염증이 없거나 매우 경미한 시기입니다. HBV DNA 가 10^7 IU/mL 이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많은 유전자 C형의 경우 HBeAg 의 혈청전환이 늦어 면역관용기 기간이 30년 이상 지속될 수 있습니다.
개념과 정의가 모호해서 기준이 되는 HBV DNA 의 역가가 세계적 각 진료지침마다 다릅니다. 거의 대부분의 진료지침에서 면역관용기에는 치료가 필요없다고 권고하나, 기준이 모호하여 면역관용기의 환자군이 사실상 이질적인 집합군이 되어 예후가 다를 수 있습니다.
(2) e항원 (HBeAg) 양성 면역활동기
나이가 들면서 면역관용기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이 시작됩니다. HBeAg 가 양성이고 혈청 HBV DNA 의 감소와 상승이 반복되며 혈청 ALT 의 간헐적 또는 지속적 상승을 나타냅니다. 간 조직검사 시 중등도 이상의 염증, 다양한 단계의 섬유화가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HBcAg 또는 HBeAg 에 대한 cytotoxic T lymphocyte 가 활성화되어 감염된 간세포가 파괴되어 나타납니다. 그러면 HBV DNA 증식은 억제되고 일부에서 HBeAg 혈청 전환이 일어납니다.
HBeAg 혈청전환 (HBeAg 음성, HBeAb 양성) 이 생기면 나타나는 결과
- (1) HBeAg 가 검출되었다가 검출되지 않는 것이 반복 (간염 악화)
- (2) 면역 비활동기로 진행
- (3) e항원 음성 면역활동기로 진행
- (4) 드물게 HBsAg 소실기에 진행
(3) 면역 비활동기
HBeAg 음성, HBeAb 양성, 혈청 ALT 정상, 혈청 HBV DNA 가 검출 안되거나 2000 IU/mL 미만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지속됩니다. 조직검사 상 간의 염증은 경미하지만 이전의 간손상을 반영하는 다양한 섬유화 소견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 장기간 지속되며 양호한 예후를 보입니다. 그러나 이 중 20% 정도에서 HBeAg 음성 면역활동기 또는 HBeAg 양성 면역활동기로 다시 재활성화 또는 비활성화를 반복하면서 간질환이 진행됩니다. 한편 1년에 1~2% 빈도로 HBsAg 소실기로 이행하기도 합니다.
혈청 HBV DNA 와 ALT 수치의 변동이 심한 e항원 음성 면역활동기와 구별이 안될 수도 있기 때문에 면역비활동기로 확인이 되었다면 적어도 첫 1년 동안은 혈청 HBV DNA 와 ALT 수치를 3개월 간격으로 측정해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한 e항원 음성 면역활동기는 아닌지 감별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 문단 참조)
(4) e항원 (HBeAg) 음성 면역활동기
HBeAg 음성, HBeAb 양성으로 혈청 전환된 환자 중 20% 정도에서 HBV DNA 가 2000 IU/mL 이상 상승하고 혈청 ALT 상승, 활동성 조직괴사 소견을 보이는 e항원 음성 면역활동기로 진행합니다.
HBeAg 음성의 원인
- HBV 의 precore 유전자 부위 변이로 HBeAg 를 생성하지 못함
- Basal core promoter 유전자의 변이로 HBeAg 발현이 감소
e항원 양성 면역활동기에 비해 나이가 많고 섬유화율이 높은 특성이 있습니다. 자연적으로 좋아지지 않아 지속적으로 간세포에 염증이 동반되고 간섬유화 및 간경화로 진행합니다. 보통 면역활동기 때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혈청 HBV DNA 와 ALT 수치의 변동이 심해 면역 비활동기 (예후가 좋음) 와 구분이 잘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HBeAg 양성 환자에서 HBV DNA 가 검출되지 않고 HBeAg 소실 또는 혈청전환이 이루어진 후 12개월 이상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 후 항바이러스제 투약 종료를 고려해 볼 수 있으나, HBsAg 소실이 이루어진 후 치료 종료를 권장합니다. 그러나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중단하지 않습니다.
(5) B형 간염 표면항원 (HBsAg) 소실기
드물지만 B형 간염의 완치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면역 비활동기의 환자들은 1년에 1~2% 빈도로 HBsAg 소실기로 이행합니다. 우리나라 만성 HBV 감염자의 경우 연 0.4% 빈도로 HBsAg 소실률이 보고된바 있습니다.
HBsAg 의 소실은 기능적인 완치상태 이므로 간경화의 진행은 거의 되지 않으나, HbsAg 소실이 50세 이 후에 발생했거나, 이미 간경화가 동반된 경우, 남성인 경우 감암 발생의 위험은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도 드물게 HBsAg 이 소실되나, 자연소실된 경우처럼 양호한 예후를 보이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6) 회색지대 (Grey zone)
HBV DNA 와 ALT 기준으로 어느 한 단계에 정확히 부합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약 30%가 이러한 회색지대에 있다고 보고됩니다. 간 조직검사 결과 없이 정확히 치료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HBeAg 양성이면서 HBV DNA 는 HBV DNA 가 10^7 IU/mL 미만이면서 ALT 는 정상
- HBeAg 음성이면서 HBV DNA 2000 IU/mL 이상이면서 ALT 는 정상
(7) 간경변증 및 간암
만성 B형 간염이 지속되면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항바이러스제 도입 이 후 간경화의 5년 누적 발생율은 5.3%, 간암의 5년 누적발생률은 0.8% 입니다. 간경화 환자의 약 70%, 간암 환자의 약 65~75%가 B형 간염이 원인입니다.
커피, 메트포민, 아스피린, 스타틴은 간암의 위험을 줄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성 B형 간염의 치료
이 부분은 내용이 길어 이 후에 자세히 기록할 계획입니다.
B형 간염 백신접종
국내에서 사용하는 B형 간염 백신은 유박스B와 헤파뮨이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유전자 재조합 공법으로 제조하였습니다. 성인의 경우 1회 1mL (20ug) 을 근육 주사하여 0,1,6개월 3회 접종을 하며 약 90% 정도에서 방어항체 (HBsAb) 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방어항체가 없는 사람이 B형 간염 환자의 혈액 또는 체액에 노출된 경우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0.06mL/kg) 를 가능한 빨리 24시간 이내로 근육주사하고 예방접종을 동시에 시작 (경피적 노출 – 주사침에 찔렸을 때 – 인 경우 1주일 이내, 성접촉을 통한 노출인 경우 2주일 이내) 합니다.
의료종사자, 혈액투석환자, 투석실 및 수술실 근무자, 면역저하자, HBV 감염자와 성접촉을 하는 경우 백신 접종 후 1~2개월 뒤 항체 생성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항체 생성이 되지 않았을 경우 재접종을 권고합니다.
혈액투석환자의 경우 1회 용량을 40ug (정상 성인 용량의 2배) 로 하여 0,1,6 개월 또는 0,1,2,6 개월 일정으로 근육주사 합니다. 마지막 접종 후 1~2개월에 항체검사를 시행하여 음성이면 재접종 합니다.
참고자료 : B형 간염 항체가 없다는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https://sondoctor.co.kr/484)
참고자료 : B형 바이러스 간염 (https://sondoctor.co.kr/1059)
참고자료 : 간경화 다시 좋아질 수 있나?(https://sondoctor.co.kr/1020)
참고자료 : 투석환자분께 권장되는 예방접종 (https://sondoctor.co.kr/857)
참고자료 : 코로나 치료제 2가지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인용출처 : 한국인 간질환 백서, 대한간학회, 2021 / 만성 B형간염 진료가이드라인, 대한간학회, 2022